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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그리고 천천히

< 느리게 그리고 천천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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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사토리 세대는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거품에 밀려서 생겨난 저소득, 저소비 계층을 말한다. 이들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거품을 완전히 거부한 세대들이다. 누울수 있는 2평짜리 월세방이 그들의 재산의 전부다, 옷도 유니클로풍의 저렴한 옷을 입는다. 그리고 자가용은 물론 없다. 그래서 운전면허도 안따고 산다. 먹는 것도 최소한 간편하게 소식으로 때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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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사원이 되어 고액연봉으로 출세를 지향하는 탐욕은 이들에게 기대할 수가 없다. 그들은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적은 봉급이라도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고 언제라도 떠나갈 수 있는 직장을 선호한다. 완벽한 프리터들이다. 사회의 구속과 간섭을 거부한체 속세를 떠난 도인처럼 생활한다해서 사토리(달관) 세대라고 한다.
 
엄청난 독서량과 박식하고 최고의 스팩을 가지고 있지만 좀처럼 그런 것을 외부로 들어내려고 하지 않는다. 능숙한 외국어 실력을 가지고 있고 똑똑하고 머리가 좋지만 그것을 활용해 사회적 부와 명예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부모가 짊어지고 간 거품에 지쳐버린 세대들이다. 적게 벌어도 적게먹고 적게 쓰면 그만이다. 절약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러운 생활이다. 욕심이 없으니 돈을 쓸 일도 별로 없다. 직장에서는 일을 하면서 열정적이고 유능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실수하는 일도 없다.
 
어른들은 한심하게 이들을 바라보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우리는 지금 매우 행복합니다."
 
물질적 부족함이주는 내핍생활 속에서도 여유와 정신적 풍요로움이 이들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물질적 풍요로움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풍요를 거부한 세대들이다.
 
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정치를 욕하지도 않는다. 자신들을 그렇게 만든 어른들이나 기업을 비판하지도 않는다. 저항이나 반항도 하지 않는다. 품성은 장그래와 같지만 그렇다고 정규직이되려고 장그래 처럼 노력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규직이 귀찮아 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이 된 세대들이다. 그냥 세월을 낚는 강태공같이 살아간다. 아니면 디오게네스 처럼...
 
일본은 지금 자본주의에 찌들은 철없는 어른들과 지나치게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들이 공존하기도 하지도 않는 이상한 생활을 하고 있다.